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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시네바캉스 서울

[영화사 강좌]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현대성 ❹ 오손 웰즈와 아나크로니즘 지난 8월 21일 오손 웰즈의 상영 후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현대성’이란 제목의 영화사 강좌 마지막 시간이 이어졌다. ‘오손 웰즈와 아나크로니즘’을 주제로 열린 아닐 강좌의 강사는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맡았다. 그날 현장을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유운성(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지금 보신 는 오손 웰즈가 처음에 편집했던 버전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고, 오리지널 버전은 아직 볼 수가 없는 상태다. 오리지널 버전은 132분인데 지금 보신 버전은 88분이고, 심지어 몇 개의 장면은 웰즈가 연출하지조차 않았으며 그나마 웰즈가 연출한 장면들조차 순서가 많이 바뀌어있는 상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처음 공개된 이래로 지금까지 영화 비평가들에게 ‘어디까지가 영화 비평인가’라는 질.. 더보기
[영화사 강좌]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현대성 ❸ 브라이언 드 팔마, 희생자의 비명 ‘2011 시네바캉스 서울’이 한창인 지난 8월 14일 오후 브라이언 드 팔마의 상영 후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현대성’이란 제목의 영화사 강좌 세 번째 시간이 이어졌다. ‘브라이언 드 팔마, 희생자의 비명’을 주제로 열린 이 날 강좌에는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가 나섰다. 그는 드 팔마는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과감성과 저열함을 끝까지 끌고 온 감독으로 체질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드 팔마 영화와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현대성에 대한 흥미로운 지점들을 여기에 옮겨 본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두 종류의 영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보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무엇인지를 따라가게 만들고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 더보기
마이클 치미노의 '천국의 문' 어떤 영화는 작품으로서의 완결이나 가치를 논하기도 전에 그들이 야기한 스캔들로 인해 영화사에 오명을 남기기도 한다. 은 이런 범주에 해당하는 불운의 전범으로 곧잘 거론된다. 720만 달러 정도의 규모로 제작되기로 한 영화가 4400만 달러를 쏟아 부어 가까스로 완성된 뒤, 고작 2백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기록함으로써 제작사인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에 치명적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 이 영화에 쏟아진 저주에 가까운 혹평의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장장 세 시간 삼십 분에 달하는, 미국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이 기념비적인 메타포는 미국영화사의 문제적 감독 중 하나인 마이클 치미노의 웅혼이 하나하나의 쇼트 마다 서려 있는 역작이다. 장대한 규모와 서사시적 작풍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1976)이나 프란시스 .. 더보기
알랭 레네의 '뮤리엘' 알랭 레네의 영화를 진정한 현대영화의 출발점이라 말하면서 종종 간과하는 것 중의 하나는 그가 프랑스 역사의 어두운 지대를 통과하며 세계 기억(홀로코스트, 히로시마, 알제리 전쟁)의 문제를 다뤘다는 점이다. 레네에게 중요했던 것은 기억의 지리정치학이다. 그는 전후 20년의 침울한 시기동안 프랑스인들이 기억상실증에 빠졌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기억의 계속적인 변경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레네적 인물들의 무기력은 그들이 과거의 기억과 망각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예외적인 인물들, 즉 수용소의 시간에서 되돌아온 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고통은 망각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와 관련한 거짓 기억들과의 다툼에서도 발생한다. (1959)에서 레네는 글로벌한 기억과 개인적 기억의 .. 더보기
로베르 브레송의 '돈' 브레송의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죄인이다. 그들은 자의건 타의건 간에 매우 운명적으로 혹은 우연적으로 죄인이 된다. 그러나 브레송의 마지막 작품인 에서 희생과 그에 따른 구원의 메타포는 더 이상 의미를 갖지 않는다. 브레송의 엄격한 얀세니즘은 신의 이름 아래 살아가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예정된 운명이 일으키는 끊임없는 모순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후기 영화로 갈수록 그는 촘촘한 사회의 계약 관계와 그 사이의 그물망으로 인해 물질화되어 버린 세계에서 인간과 신을 소통시키는 단 하나의 끈인 구원과 은총의 부재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 다분히 묵시록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을 구원하는 신은 망설이고 있으며 인간은 혼자의 힘으로 갖가지 종류의 물신에 도전하고 저항해야만 한다. 인간이 성취할 수 .. 더보기
[영화사 강좌]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현대성 ❷ 로버트 알드리치, 남성적 허세와 유희 ‘2011 시네바캉스 서울’이 한창인 지난 8월 7일 오후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상영 후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현대성’이란 제목의 영화사 강좌 두 번째 시간이 이어졌다. ‘로버트 알드리치, 남성적 허세와 유희’를 주제로 열린 이 날 강좌에 강사는 오승욱 감독이 자리하였고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가 함께 진행하며 흥미로운 대담을 펼쳤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진행은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가 맡았다. 남성 영화에 대한 애호와 에 대한 흥미로운 지점들을 앞 다투어 이야기하며 열띤 대화의 장을 펼친 그 현장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올해 초에도 로버트 알드리치의 영화 을 추천해서 상영했고 도 함께 추천해주셨지.. 더보기
[영화사 강좌]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현대성 ❶ 마이클 치미노, 할리우드의 저주받은 감독 지난 5일 저녁, ‘2011 시네바캉스 서울’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아메리카 뉴시네마의 현대성’에 대한 영화사 강좌의 첫 번째 시간으로 아메리카 뉴시네마에 종지부를 찍은 전설적 작품, 마이클 치미노의 상영 후 김영진 평론가의 강좌가 있었다. 너무 빨리 성공과 실패를 맛 본 ‘저주 받은 감독’ 치미노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할리우드가 혁신의 에너지로 넘치던 예외적인 시대에 대해 돌아보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그 일부를 지면으로 옮겨본다. 김영진(명지대학교 교수, 영화평론가): 재밌게 보셨는지? 영화가 좀 우울하다. 하여튼 몇 번을 봐도 지독한 엔딩이다. 모델이 되는 실존 인물이 있는데 실제로는 죽지 않았다고 한다. 왜 꼭 죽여야 했을까? (웃음) 이 영화는 미국 .. 더보기
[특별강좌] 안톤 체호프와 문학 ❷ 인간 존재의 진실에 대한 안톤 체호프의 보고서 지난 8월 6일 오후 ‘러시아 모스필름 특별전’ 섹션에 마련된 안톤 체호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상영 후 '안톤 체호프와 문학'이란 제하의 두 번째 특별강좌가 열렸다. 강사는 체호프로 석박사 논문을 썼을 만큼 체호프 전문가인 성균관대 러시아문학과 오종우 교수가 나섰다. ‘인간 존재의 진실에 대한 안톤 체호의 보고서'란 주제로 20세기 현대문학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체호프 문학의 특징과 의미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볼 수 있었던 그 시간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본다. 오종우(성균관대학교 러시아문학과 교수): 좋은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면 왠지 하늘 색깔이나 거리의 풍경이 달라진 듯하고, 마음속에서 여러 느낌들이 생기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이것이 영화예술.. 더보기